▲딘딘
거칠고 반항적일 거란 래퍼 이미지를 깨부순 인물이 있다. 밝고 귀여운 매력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래퍼 딘딘. 대부분의 힙합인들이 거친 카리스마를 과시하곤 하지만, 딘딘은 옆집 동생인 듯 마냥 친근하기만 하다.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능청스럽고 깐족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딘딘은 출연하는 예능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김선호, 슬리피, 조현영 등 누구와 붙어도 매번 특급 케미를 만들어내고, 주식이나 인문학을 다루는 다소 딱딱한 예능에서도 딘딘이 MC로 껴있다면 ‘꿀잼’ 보장이다. 지금에서야 ‘예능형 래퍼’라는 말이 훈장과 같은 수식어가 됐지만, 사실 딘딘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래퍼가 예능에 출연하면 놀림거리가 되곤 했다. 래퍼로서 ‘가오’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재 수많은 래퍼들이 예능 프로에 나와 웃음을 선사해도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 이유는 예능에 뛰어들어 성공한 딘딘이라는 훌륭한 교과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힙합은 몰라도 딘딘을 아는 어르신들은 넘쳐난다. 음악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딘딘이야말로 힙합계의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가 아닐까.
▲제시
“이건 컴페티션이야”를 외치며 힙합 신을 휘어잡던 제시가 무대를 넘어 예능계까지 접수했다. TV만 틀었다 하면 제시가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힙합 리스너와 예능 시청자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제시의 매력은 ‘솔직당당함’이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에 국민 MC 유재석도, 원조 걸크러시 이효리도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 서투른 한국어 실력을 흠이 아닌 ‘매력’으로 만들어버리고, 모두가 쉬쉬하는 가슴 성형조차 당당하게 고백해버리는 이 구역 ‘센 언니’가 바로 제시다.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인 그의 입담은 웹 예능에서 더욱 날개를 폈다. ‘제시의 쇼터뷰’를 이끌고 있는 그는 게스트에게 쉽게 묻기 힘든 질문을 거침없이 던지며 가려운 곳을 속시원히 긁어주고, 방송사라면 ‘삐’처리됐을 법한 화끈한 토크도 막힘없이 이어가며 기존의 토크쇼와 차별화를 꾀하는 중. 시원시원한 입담을 지녔지만, 결코 선을 넘는 법은 없다. 제시의 거침없는 모습이 불편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보여주는 ‘진정성’에 있다. 누구 앞에서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지만, 결코 타인을 헐뜯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을 치켜세워주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인정할 줄 아는 제시. 누가 봐도 걸크러시 매력 터지는 센 캐릭터인데 수더분하고 정이 많아 인간적이기까지 한 이 언니, 참 멋있다.
▲넉살
이름만큼이나 넉살맞은 입담을 과시하며 ‘대세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한 넉살. “우린 우리 자신일 때 더욱 빛나”란 그의 히트곡 가사처럼 넉살은 요즘 여러 방송에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예능 보석’으로 활약 중이다. 올해만 네 개의 예능 고정 자리를 따내는가 하면, 힙합 예능 섭외 1순위로 떠오르며 과거에 비해 몸값이 무려 열 배나 치솟았단다. 힙합계에서 넉살은 날선 래핑을 자랑하는 ‘딕션깡패’지만, 예능인 이준영은 ‘웃음깡패’로 통한다. 특히 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누구와 붙어도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는 것. Mnet ‘쇼미더머니6’에 참가했을 땐 열여덟 살 어린 조우찬을 알뜰살뜰하게 챙겨 ‘넉엄마’란 별명을 얻었고, tvN ‘온앤오프’에선 초아, 윤박과 티키타카 호흡을 자랑하며 ‘초박살’ 케미 맛집으로 활약을 펼쳤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선 위트 넘치는 입담과 친근한 이미지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넉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중. 어디에 놔둬도 곧잘 융화되는 매력 때문인지 넉살의 예능 길은 탄탄대로다. ‘본업존잘’인 것도 모자라 예능감 만렙에 ‘힙합계 유재석’으로 불리는 김진표를 위협할만한 진행력까지 지닌 넉살의 예능 활약이 몹시 기대된다.
▲쌈디
MSG처럼 중독성 있는 남자, 사이먼 도미닉. 그는 매력적인 중저음 랩톤과 빠르게 뱉는 스킬로 언더와 메이저를 넘나들며 16년째 힙합 신을 씹어먹고 있는 독보적인 래퍼다. 수많은 래퍼의 롤모델로 손꼽히며 힙합계 한 획을 그은 쌈디는 예능계에서도 대체불가한 존재다.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무대 위 래퍼로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간 정기석이라는 ‘본캐’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쌈디. 여심을 사로잡는 섹시한 사투리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부산 사나이’의 스웨그를 보여주는가 하면, TVING ‘환승연애’ MC를 맡았을 땐 출연자들의 상황에 ‘찐’으로 공감하며 폭풍눈물을 쏟아내는 ‘프로 과몰입러’의 면모를 내비치기도 했다. 얼마 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프로젝트 발라드 보컬 그룹 MSG워너비의 멤버로 발탁된 그는 그동안 숨겨왔던 수준급 노래 실력을 과시하며 ‘고막남친’이란 수식어도 얻었다. 랩 실력도 예능감도 그의 유행어처럼 참 까리하다. 뛰어드는 분야마다 성공을 거두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쌈디. 그 매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진다.
▲그리
김구라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어엿한 래퍼로 성장한 김동현. 그리란 활동명을 달고 한동안 음악 작업에 집중하던 김동현이 최근 다시 예능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아빠 김구라를 능가하는 청출어람 예능감을 과시하며 ‘MZ 세대’ 예능 대표주자로 떠오른 김동현. 독설가로 알려진 김구라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능수능란한 입담만 봐도 ‘구라가 키운 예능 호랑이 새끼’란 말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그가 래퍼로 데뷔를 알리며 몇몇 예능에 게스트로 출연할 때만 해도 ‘아버지 덕’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냔 지적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김구라가 아들 덕을 봐야 할 정도로 음악인으로서도, 예능인으로서도 꽤 근사한 대세 스타가 됐다. 요즘 그는 카카오TV 웹 예능 ‘공부왕찐천재’를 통해 홍진경, 남창희와 함께 유쾌한 케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SBS Biz ‘머니테크’ MC로서 2030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신개념 재테크 예능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대세 흐름을 타고 광고계까지 섭렵했단다. 얼마 전 핫한 스타만 찍는다는 치킨광고 단독 모델로 발탁됐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력파 래퍼이자 MZ 세대 대표 예능인으로 무섭게 성장 중인 김동현. 김구라는 좋겠다. 무럭무럭 성장하며 음악, 예능, 광고계까지 다 잡은 김동현이 아들이라서!
▲이영지
요즘 가장 핫한 MZ 세대 스타를 꼽는다면 단연 이영지다. 2년 전 Mnet ‘고등래퍼3’에 참가해 최연소 우승자이자 첫 여성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며 힙합 신의 유망주로 떠오른 이영지. 무대 위에선 윤미래를 이을 힙합 여전사로 활약 중이라면, 무대 아래에서 그는 ‘핵인싸’, ‘예능 신흥 치트키’로 불린다. 통통 튀는 입담과 순발력은 기본. 래핑하 듯 자체 1.25배속을 자랑하는 사이다 말빨은 한국인들의 속을 뻥 뚫리게 만든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토크쇼든 웹예능이든 그가 출연했다 하면 화제성과 조회 수 폭발이다. 예능 대세들만 한다는 1인 웹 예능 ‘영지발굴단’을 이끄는가 하면, KBS ‘컴백홈’에서 유재석과 함께 고정 MC 자리를 꿰차며 ‘최연소 유라인’으로 등극하기까지 했다. 플렉스 대신 ‘기부’를 실천한 점 역시 호감 이미지에 한몫했다. 폰 케이스를 직접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기부 플렉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준 이영지. 괜히 MZ 세대 아이콘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음악과 예능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보여주고 있는 이영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기대감이 모인다.
앳스타일(@star1) 에디터 황연도
